도메인을 오래 운영하다 보면 그것을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할 때가 온다. 대행 기관의 요금이나 도구가 마음에 들지 않거나, 이름 조회 서비스를 더 나은 곳으로 바꾸거나, 조직 사이에 도메인 소유를 넘겨야 할 수도 있다. 이전은 잘못 다루면 이름을 잃거나 서비스가 끊기는 위험한 작업이지만, 절차를 정확히 밟으면 사용자가 눈치채지 못하게 매끄럽게 넘길 수 있다.
이번 편은 도메인 이전을 다룬다. 이전이라는 말이 담는 두 가지 다른 의미가 무엇인지, 대행 기관을 옮기는 절차는 어떻게 되는지, 이전을 막는 잠금과 기간 제한은 무엇인지, 이름 조회 서비스를 무중단으로 옮기는 방법은 무엇인지, 이전 중에 전자우편과 부속 서비스는 어떻게 지키는지, 이전이 검색과 인증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그리고 이전의 함정은 무엇인지를 차례로 짚는다.
이전의 두 가지 의미
이전이라는 말은 서로 다른 두 작업을 가리킬 수 있어 혼동을 일으킨다. 하나는 도메인의 등록을 관리하는 대행 기관을 바꾸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 도메인의 이름 조회를 담당하는 서비스를 바꾸는 것이다. 이 둘은 별개의 작업이며 위험도 절차도 다르다. 무엇을 옮기려는지를 먼저 분명히 해야 올바른 절차를 밟을 수 있다.
대행 기관을 바꾸는 것은 도메인의 등록 관리 창구를 옮기는 일이다. 소유권 기록 자체는 상위 등록소에 남고, 그것을 관리하는 대행 기관만 바뀐다. 이 작업은 등록소가 정한 정식 절차를 따라야 하고 인증과 대기가 수반된다. 반면 서비스는 대개 끊기지 않는데, 이름 조회를 담당하는 서버는 대행 기관과 별개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름 조회 서비스를 바꾸는 것은 그 도메인의 레코드를 응답하는 서버를 옮기는 일이다. 이는 대행 기관을 그대로 둔 채로도 할 수 있으며, 네임서버 지정을 새 서비스로 바꾸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이 작업은 잘못하면 서비스가 끊기므로 무중단 절차가 특히 중요하다. 레코드가 응답하지 못하는 순간 도메인 전체가 사라진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두 작업은 함께 일어나기도 하고 따로 일어나기도 한다. 대행 기관을 옮기면서 이름 조회 서비스도 새 대행 기관의 것으로 함께 바꿀 수도 있고, 대행 기관만 옮기고 이름 조회는 기존 외부 서비스를 유지할 수도 있다. 무엇을 옮기고 무엇을 유지할지를 미리 정해 두면, 각 작업의 절차가 뒤엉키지 않는다. 이전 계획의 첫 단추는 이 구분이다.
대행 기관을 옮기는 절차
대행 기관 이전은 정해진 절차를 따른다. 먼저 현재 대행 기관에서 도메인의 이전 잠금을 풀어야 한다. 이 잠금은 평소 도메인이 함부로 이전되는 것을 막는 장치인데, 이전을 하려면 소유자가 직접 이 잠금을 풀어야 한다. 잠금이 걸려 있으면 이전 자체가 시작되지 않는다.
다음으로 이전을 승인하는 인증 코드를 발급받는다. 이 코드는 도메인의 소유자만이 이전을 요청할 수 있음을 증명하는 열쇠다. 현재 대행 기관에서 이 코드를 받아 새 대행 기관에 제출하면, 새 대행 기관이 이 코드를 근거로 등록소에 이전을 요청한다. 코드가 정확해야 이전이 진행되므로, 이 코드는 신중히 다루어야 한다.
이전 요청이 접수되면 확인 절차가 이어진다. 등록소는 이전이 정당한지를 확인하고, 현재 대행 기관에도 이전 사실을 알린다. 소유자는 이전을 승인하는 확인에 응답해야 하며, 이 확인은 대개 등록 연락처의 이메일로 온다. 그래서 이전 전에 등록 연락처의 이메일에 접근할 수 있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이 이메일을 받지 못하면 이전이 막힌다.
모든 확인이 끝나면 이전이 완료되고 관리 창구가 새 대행 기관으로 넘어간다. 이 과정에는 며칠이 걸릴 수 있는데, 등록소가 정한 대기 기간과 확인 절차 때문이다. 이전 도중에도 도메인의 서비스는 대개 유지되므로 서두를 필요는 없지만, 확인 응답을 제때 하지 않으면 이전이 취소될 수 있으니 진행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이전은 시작한 뒤 마무리까지 챙겨야 하는 작업이다.
이전을 막는 잠금과 기간
이전에는 여러 잠금과 기간 제한이 얽힌다. 이 제한들은 도메인이 탈취되어 함부로 이전되는 것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이지만, 정당한 이전을 하려는 소유자에게는 걸림돌처럼 느껴진다. 각 제한이 왜 존재하는지를 알면, 이전이 막혔을 때 그 이유를 이해하고 기다리거나 대응할 수 있다.
가장 기본은 평소에 걸어 두는 이전 잠금이다. 이 잠금은 소유자가 직접 풀기 전까지 이전을 막아, 계정이 탈취되어도 이름을 곧바로 빼앗기지 않게 한다. 이전을 하려면 이 잠금을 먼저 풀어야 하고, 이전이 끝나면 다시 걸어 두는 것이 안전하다. 이 잠금은 이전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이전을 소유자의 통제 아래 두는 장치다.
등록이나 이전 직후에는 일정 기간 다시 이전할 수 없는 제한이 걸린다. 새로 등록하거나 막 이전한 도메인은 한동안 이전이 막히는데, 이는 도메인을 탈취해 곧바로 여러 번 이전하며 추적을 어렵게 만드는 수법을 막기 위해서다. 이 기간에는 정당한 이전도 기다려야 한다. 이전 계획을 세울 때는 이 대기 기간을 미리 감안해야 한다.
만료가 임박한 도메인의 이전도 주의해야 한다. 만료 직전이나 만료 후 유예 기간의 도메인은 이전이 복잡해지거나 막힐 수 있으므로, 이전은 만료에 여유가 있을 때 진행하는 것이 안전하다. 만료와 이전을 동시에 처리하려다 어느 쪽도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을 피하려면, 갱신으로 여유를 확보한 뒤 이전을 시작하는 편이 낫다. 두 작업을 겹치지 않게 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름 조회 서비스의 무중단 이전
이름 조회 서비스를 옮기는 일은 서비스 중단의 위험이 크므로 무중단 절차를 엄격히 따라야 한다. 핵심은 새 서비스가 완전히 준비되기 전에 네임서버를 바꾸지 않는 것이다. 네임서버만 새 서비스로 바꾸고 레코드를 옮기지 않으면, 조회가 새 서비스로 향하는 순간 텅 빈 응답을 만나 서비스가 끊긴다.
그래서 첫 단계는 새 서비스에 기존의 모든 레코드를 그대로 옮겨 두는 것이다. 웹 주소뿐 아니라 전자우편과 부속 서비스의 레코드까지 빠짐없이 복제해, 새 서비스가 옛 서비스와 똑같이 응답하도록 만든다. 이 복제가 완전해야 네임서버를 바꾸어도 어느 레코드도 사라지지 않는다. 레코드 하나라도 빠뜨리면 그 서비스가 조용히 끊긴다.
두 서비스가 같은 레코드를 들고 있는 것을 확인한 뒤에야 네임서버를 바꾼다. 이 변경은 상위 계층의 유효 기간에 따라 서서히 퍼지므로, 전환 기간에는 일부 조회가 옛 서비스로 일부가 새 서비스로 향한다. 두 서비스가 같은 내용을 응답하고 있으면 어느 쪽으로 향하든 결과가 같아 서비스가 끊기지 않는다. 이것이 무중단 이전의 핵심이다.
네임서버 변경이 완전히 퍼질 때까지 옛 서비스를 내리지 않는다. 아직 옛 서비스로 향하는 조회가 남아 있는데 그것을 내리면 그 조회들이 답을 잃는다. 변경을 앞두고 관련 유효 기간을 미리 낮춰 두면 전환이 빨라지고, 전환이 완전히 끝났다고 확신할 수 있을 만큼 기다린 뒤에 옛 서비스를 정리한다. 서두름이 이 작업의 가장 큰 적이다.
이전 중의 전자우편과 부속 서비스
이름 조회 서비스를 옮길 때 가장 자주 끊기는 것이 전자우편이다. 웹 주소에만 신경 쓰다 전자우편 관련 레코드를 새 서비스에 옮기는 것을 빠뜨리면, 네임서버가 바뀌는 순간 편지가 조용히 끊긴다. 웹은 끊기면 곧바로 눈에 띄지만 전자우편은 한동안 알아채기 어려워, 그사이 받아야 할 편지를 잃는다. 전자우편 레코드는 특히 꼼꼼히 챙겨야 한다.
전자우편 인증에 쓰이는 여러 레코드도 함께 옮겨야 한다. 발신 서버를 밝히는 정책, 서명 열쇠, 위조 처리 지침이 모두 도메인의 레코드에 담겨 있으므로, 이들을 새 서비스로 옮기지 않으면 정당한 편지가 위조로 오인되어 차단된다. 편지를 받는 안내만 옮기고 인증 레코드를 빠뜨리면, 편지는 오가되 신뢰를 잃는다. 인증 레코드까지가 전자우편 이전의 범위다.
도메인 소유를 증명하는 레코드들도 놓치기 쉽다. 외부 서비스들이 도메인 소유를 확인하기 위해 넣어 둔 문자열 레코드를 새 서비스로 옮기지 않으면, 그 서비스들이 소유 확인을 잃고 연동이 끊긴다. 이런 레코드는 평소에 존재를 잊고 지내다 이전 때 빠뜨리기 쉬우므로, 이전 전에 기존 레코드 전체를 목록으로 만들어 하나씩 대조하며 옮겨야 한다.
이전 전에 기존 레코드를 통째로 내려받아 보관해 두는 것이 안전하다. 이 기록이 있으면 새 서비스에 옮길 때 대조할 기준이 되고, 이전 중 문제가 생겨도 원래 상태로 되돌릴 근거가 된다. 무엇을 옮겨야 하는지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목록 없이 이전을 시작하면, 눈에 띄지 않는 레코드를 반드시 빠뜨리게 된다. 이전의 준비는 현황 파악에서 시작한다.
이전과 검색, 인증서
대행 기관이나 이름 조회 서비스를 옮기는 것은 도메인 자체를 바꾸는 것이 아니므로, 앞 편에서 다룬 도메인 변경과 달리 검색 신뢰에 직접 영향을 주지 않는다. 이름과 주소가 그대로 유지되면 검색 엔진이 보는 것도 그대로다. 다만 이전 중에 서비스가 끊기거나 레코드가 잘못되면, 그 순간의 접속 실패가 간접적으로 검색에 나쁜 신호를 줄 수 있다. 무중단이 검색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인증서는 이전과 함께 챙겨야 할 요소다. 인증서 자체는 도메인 이름에 묶여 있으므로 이름이 유지되면 인증서도 유효하지만, 인증서의 자동 갱신이 이름 조회 서비스에 의존하고 있었다면 그 의존을 새 서비스로 옮겨야 한다. 특히 갱신 검증에 특정 레코드를 쓰고 있었다면, 새 서비스에서도 그 레코드를 배치할 수 있어야 갱신이 계속 동작한다.
전송망을 쓰고 있었다면 그 연동도 점검해야 한다. 뿌리 이름을 전송망에 얹기 위해 대행 기관의 특별한 기능을 쓰고 있었다면, 그 기능이 새 서비스에도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새 서비스에 그 기능이 없으면 뿌리 이름을 전송망에 얹는 방식을 다시 설계해야 할 수 있다. 이전은 도메인 하나가 아니라 그 위에 얹힌 모든 구성을 함께 옮기는 일이다.
이전 뒤에는 모든 서비스가 정상인지를 실제로 확인해야 한다. 웹 접속, 전자우편 송수신, 인증서 유효성, 부속 서비스 연동을 하나씩 실제로 시험해, 옮기는 과정에서 빠뜨린 것이 없는지를 검증한다. 이전이 완료되었다는 표시만 믿고 확인을 건너뛰면, 눈에 띄지 않는 서비스의 단절을 뒤늦게 발견한다. 이전의 마지막 단계는 전수 확인이다.
이전의 함정
가장 흔한 함정은 등록 연락처의 이메일에 접근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전 승인 확인이 이 이메일로 오는데, 옛 이메일을 더는 쓰지 않거나 접근 권한을 잃었으면 이전이 그 자리에서 막힌다. 그래서 이전 전에 등록 연락처의 이메일이 유효하고 접근 가능한지를 먼저 확인하고, 필요하면 그것부터 갱신해야 한다. 이 확인을 건너뛰면 이전 도중에 발이 묶인다.
두 번째 함정은 대행 기관을 옮기면서 이름 조회 서비스가 함께 초기화되는 것을 예상하지 못하는 것이다. 일부 대행 기관은 이전을 받으면 네임서버를 자기 것으로 바꾸고 레코드를 비워, 옮긴 순간 서비스가 끊긴다. 이전 전에 레코드를 새 대행 기관에 미리 설정해 두거나, 이름 조회 서비스를 대행 기관과 분리해 두면 이 위험을 피할 수 있다. 대행 기관 이전과 이름 조회 이전을 분리해 다루는 것이 안전하다.
세 번째 함정은 옛 서비스를 성급히 정리하는 것이다. 이전이 시작되자마자 옛 대행 기관이나 옛 이름 조회 서비스를 해지하면, 아직 전환이 완전히 퍼지지 않은 상태에서 서비스가 끊긴다. 옛 구성은 전환이 완전히 끝났음을 확인한 뒤에 정리해야 한다. 이전의 위험 대부분은 서두르다 옛 것을 너무 일찍 버리는 데서 나온다.
마지막 함정은 이전 뒤에 안전장치를 다시 걸지 않는 것이다. 이전을 위해 풀었던 이전 잠금을 다시 걸지 않으면 도메인이 다시 함부로 이전될 위험에 노출되고, 새 대행 기관에서 이중 인증과 자동 갱신을 다시 설정하지 않으면 계정과 갱신의 보호가 비어 버린다. 이전이 끝나면 옛 대행 기관에서 갖추었던 모든 안전장치를 새 대행 기관에서 다시 세워야 이전이 온전히 마무리된다. 이렇게 이전의 두 의미, 대행 기관 이전 절차, 잠금과 기간, 이름 조회의 무중단 이전, 전자우편과 부속 서비스, 검색과 인증서, 그리고 함정까지 이해하면 도메인을 잃지 않고 옮길 수 있다. 다음 편은 이런 작업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진단하는 방법을 다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