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 SEO 15] 빙(Bing)이 우리 글을 못 긁던 이유, H1 누락과 CSR 함정](https://img.thenullpage.com/posts/5572/5572_4_0f882a.webp)
앞 편에서 IndexNow로 네이버와 빙을 함께 알리는 법을 다뤘다. 그런데 빙은 알리는 것만으로 끝이 아니었다. 어느 날 빙 웹마스터 도구를 열어보고 놀랐는데, 구글은 그럭저럭 긁어가는 글을 빙은 거의 색인하지 못하고 있었다. 같은 사이트인데 왜 검색엔진마다 결과가 다를까. 파보니 원인은 빙이 구글보다 자바스크립트 렌더링에 약하다는 점, 그리고 내 페이지의 시맨틱 구조가 부실하다는 점이었다. 이번 편은 그 이야기다.
빙을 따로 챙기는 게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빙은 덕덕고와 야후 같은 다른 검색의 뿌리이기도 하고, 요즘은 AI 검색의 상당수가 빙 인덱스를 기반으로 한다. 그래서 빙을 잡는 건 생각보다 파급이 크다.
1. 빙을 따로 챙겨야 하는 이유
많은 사람이 구글만 잡으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검색 시장은 구글 하나가 아니다. 빙은 그 자체로도 점유율이 있고, 무엇보다 덕덕고, 야후 같은 검색엔진이 빙의 인덱스를 빌려 쓴다. 즉 빙에 색인이 안 되면 그 검색엔진들에서도 통째로 안 나온다.
여기에 더해 최근의 AI 검색과 챗봇형 검색 상당수가 빙 인덱스를 배경으로 삼는다. 내 콘텐츠가 AI 답변에 인용되길 바란다면 빙에 잘 색인돼 있는 게 유리하다는 뜻이다. 구글만 보던 시절엔 무시해도 됐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빙은 구글보다 신생 사이트에 덜 까다로운 편이라 초기 노출을 얻기 상대적으로 쉬운 통로이기도 하다. 구글 샌드박스에서 답답할 때, 빙에서 먼저 트래픽이 트이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빙을 별도 채널로 챙길 이유는 충분하다.
조금 더 배경을 주면, 검색엔진마다 크롤러의 성능과 우선순위가 다르다는 걸 아는 게 중요하다. 구글은 자원이 많아 렌더링에 공을 들이지만, 다른 엔진은 그만한 자원을 안 쓴다. 그래서 구글에서 잘된다고 다른 데서도 잘되리라 가정하면 안 된다. 각 엔진의 웹마스터 도구로 실제 상태를 따로 확인해야 진짜 그림이 보인다.
조금 더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면, 신생 사이트 운영자는 시간이 한정돼 있어 검색엔진을 하나만 붙잡기 쉽다. 그런데 빙 등록은 앞서 말했듯 부담이 작고 얻는 게 크다. 구글 샌드박스로 답답한 초기일수록, 상대적으로 관대한 빙에서 먼저 트래픽의 물꼬가 트이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채널을 분산해두면 심리적으로도 덜 조급하다.
2. 빙의 자바스크립트 렌더링 한계
내 사이트가 빙에서 안 걸린 핵심 원인은 렌더링이었다. 구글은 자바스크립트를 실행해 최종 화면을 보는 능력이 상당히 좋아졌지만, 빙은 그 능력이 상대적으로 약하고 보수적이다. 그래서 콘텐츠를 자바스크립트로만 그리는 클라이언트 렌더링 사이트는 빙에게 빈 껍데기로 보이기 쉽다.
확인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자바스크립트를 끈 브라우저나 단순한 요청 도구로 페이지를 받아봐서, 본문이 그 안에 들어 있는지 보는 것이다. JS를 꺼도 글이 보이면 빙도 볼 수 있고, JS를 꺼니 빈 화면이면 빙은 그 글을 못 읽는다. 이 테스트 한 번이 원인을 바로 말해준다.
해법은 서버 사이드 렌더링이다. 봇이 페이지를 받는 즉시 본문이 HTML에 담겨 있도록, 서버가 완성된 마크업을 내려주는 것이다. 사람에겐 자바스크립트로 화면을 화려하게 그리더라도, 봇과 첫 응답을 위해 서버가 같은 내용을 HTML로도 주게 만들면 구글과 빙 양쪽을 다 만족시킨다.
렌더링 테스트를 할 때 나는 두 가지를 다 해봤다. 자바스크립트를 끈 브라우저로 열어보고, 명령줄 도구로 순수 HTML 응답을 받아 봤다. 둘 다에서 본문이 보이면 어떤 크롤러든 안심이다. 특히 후자는 봇이 실제로 받는 것에 가장 가까워서, 사람 눈의 착시 없이 봇의 시야를 그대로 보여준다. 이 습관 하나가 렌더링 문제를 조기에 잡아준다.
3. H1과 시맨틱 HTML
![[실전 SEO 15] 빙(Bing)이 우리 글을 못 긁던 이유, H1 누락과 CSR 함정 (2)](https://img.thenullpage.com/posts/5572/5572_3_df8f04.webp)
렌더링만큼 중요한 게 시맨틱 구조였다. 빙은 상대적으로 페이지의 HTML 구조 신호를 더 곧이곧대로 본다. 그런데 내 페이지엔 그 페이지의 대표 제목을 뜻하는 H1 태그가 빠져 있거나, 디자인을 위해 제목을 그냥 스타일 입힌 div로 처리한 곳이 많았다. 사람 눈엔 제목이지만 기계 눈엔 제목이 아니었던 것이다.
H1은 이 페이지의 주제는 이것이라고 선언하는 자리다. 페이지마다 그 글의 제목을 담은 H1이 하나 있어야 하고, 그 아래로 H2, H3가 논리적으로 이어져야 한다. 이 제목 계층이 분명하면 검색엔진이 페이지 구조를 쉽게 파악한다. 반대로 온통 div와 span으로만 짜여 있으면 어디가 핵심인지 기계가 못 잡는다.
그래서 나는 제목은 H1과 H2로, 목록은 리스트 태그로, 본문은 문단 태그로, 의미에 맞는 시맨틱 태그를 쓰도록 정리했다. 이건 접근성에도 좋고, 구글에도 좋고, 특히 빙 같은 보수적인 크롤러에게 확실히 도움이 된다. 화면은 CSS로 꾸미되 구조는 의미대로 짜는 게 원칙이다.
H1 이야기를 조금 더 하면, 한 페이지에 H1은 하나가 원칙이다. 여러 개를 쓰면 무엇이 대표 제목인지 모호해진다. 그리고 H1부터 H2, H3로 단계를 건너뛰지 않고 순서대로 내려가야 구조가 논리적으로 읽힌다. 디자인상 크기 때문에 태그를 고르지 말고, 의미의 계층에 따라 태그를 고르고 크기는 CSS로 따로 잡는 게 맞다.
덧붙이면 시맨틱 구조는 접근성과도 직결된다. 화면 낭독기 같은 보조 기술은 H1과 H2, 리스트 태그 같은 의미 구조에 의존해 페이지를 읽어준다. 즉 검색엔진을 위한 시맨틱 정비가 그대로 접근성 개선이 된다. 하나의 작업으로 SEO와 접근성 두 가지를 챙기는 셈이라, 투자 대비 효과가 아주 좋은 정비다.
4. 빙 웹마스터 도구
구글에 서치 콘솔이 있듯 빙에는 빙 웹마스터 도구가 있다. 사이트를 등록하고 사이트맵을 제출하는 기본은 같다. 편리하게도 구글 서치 콘솔에 이미 등록돼 있으면 그 정보를 가져와 빙 등록을 간소화하는 기능도 있어서, 초기 설정 부담이 적다.
빙 웹마스터 도구에도 URL 검사, 크롤 정보, 색인 현황 같은 도구가 있어서 구글과 비슷한 방식으로 진단할 수 있다. 특히 빙은 자체 사이트 스캔 기능이 있어서 SEO 관점의 문제, 예컨대 H1 누락이나 설명문 문제 같은 걸 목록으로 짚어준다. 구글보다 이런 자동 점검이 친절한 편이다.
그래서 나는 빙 웹마스터 도구의 사이트 스캔 결과를 온페이지 점검 체크리스트처럼 활용했다. 거기서 지적된 문제를 고치면 빙뿐 아니라 구글에도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두 번째 검색엔진을 등록하는 건 단순히 채널 하나 늘리는 게 아니라, 내 사이트를 보는 또 다른 관점을 얻는 것이다.
빙 웹마스터 도구를 붙이면서 알게 된 건, 이런 도구들이 서로의 데이터를 어느 정도 연동해준다는 점이다. 구글 서치 콘솔의 확인 정보나 사이트맵을 빙으로 가져오는 식이다. 그래서 두 번째 엔진을 등록하는 부담이 생각보다 작다. 처음 한 번의 설정으로 채널이 늘어나니, 미루지 말고 초기에 등록해두는 게 이득이다.
5. 빙을 잡으면 딸려오는 것들
빙을 제대로 잡으면 앞서 말한 대로 덕덕고와 야후가 함께 따라온다. 이들은 대체로 빙 인덱스에 의존하니, 빙에 잘 색인되면 별도 작업 없이 노출 채널이 늘어난다. 검색엔진 하나를 챙겼는데 셋이 열리는 셈이다.
더 중요한 건 앞서 말한 AI 검색과의 연결이다. 빙 인덱스가 여러 AI 검색과 챗봇의 배경 지식으로 쓰이는 만큼, 빙에 잘 잡혀 있으면 AI 답변에 내 콘텐츠가 인용될 가능성도 올라간다. 이건 마지막 편에서 다룰 AI 검색 시대 대비와도 이어지는 이야기다.
정리하면 빙은 곁다리가 아니라 별도로 챙길 값어치가 있는 채널이고, 빙을 잡는 과정에서 서버 사이드 렌더링과 시맨틱 HTML을 정비하게 되니 결국 구글에도 이롭다. 다음 편에서는 온페이지의 또 다른 함정, 페이지네이션이 만드는 무한 페이지 문제를 다룬다.
마지막으로 빙 최적화의 부수 효과를 강조하고 싶다. 서버 사이드 렌더링과 시맨틱 HTML은 빙만을 위한 게 아니라 접근성, 성능, 그리고 구글에도 두루 좋다. 즉 빙을 잡으려고 한 정비가 사이트 전체의 기초 체력을 올려준다. 두 번째 엔진을 챙기는 일은 채널 확장인 동시에, 미뤄뒀던 기본기를 다지는 계기가 된다.
끝으로 관점을 하나 남기면, 검색엔진을 여럿 챙기는 건 위험 분산이기도 하다. 한 엔진의 알고리즘 변화에 트래픽이 통째로 흔들리는 걸, 여러 채널이 완충해준다. 앞 편의 IndexNow로 네이버와 빙에 함께 알리고, 이번 편의 빙 렌더링 대응까지 갖췄으니 두 번째 트랙의 뼈대가 선 셈이다. 다음 편에서는 이 빙을 잡았을 때 딸려오는 것들, 즉 덕덕고 같은 파생 검색과 AI 검색의 인용 기회를 다룬다.